2005년 07월 24일
[감상] 파이 이야기
제목 : 파이 이야기 (A life of Pi)
저자 : 얀 마텔 (캐나다)
역자 : 공경희

주인공 피신 몰리토 파텔은 가족과 함께 인도에서 캐나다로 이민을 가던중 화물선이 침몰하여, 구명보트에 혼자 살아남아서 태평양을 표류하게 된다. 그리고 그 구명보트에는 호랑이, 얼룩말, 오랑우탄, 하이에나가 함께 타고 있다.
2002년 부커상 수상 작품

이 소설은 3부로 이루어져 있다. 1부에서는 인도에서 태어나 자란 파이 (피신 파텔)의 어린 시절. 아버지가 운영하던 동물원의 이야기. 그리고 그가 세 종교의 신(카톨릭 / 힌두 / 이슬람)을 어떻게 같이 섬기기로 하였는지에 관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또 그의 '표류기간'이 끝난 이후의 삶의 모습도 삽입된다. 대학에 나와서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세 신을 한꺼번에 섬기면서 행복하게 사는 모습. 어린시절의 그의 아버지는 인도의 동물원을 정리하고 캐나다로 이민가기로 결정한다.
배는 침몰한다. 그는 구명보트에 던져지지만 다른 사람은 아무도 살아남지 못한다. 다리가 부러진 얼룩말 , 바나나를 타고온 오랑우탄, 잔인한 하이에나, 그리고 벵골 호랑이 리처드 파커가 그의 배를 같이 탄다.
이 소설은 이러한 동물들을 환타지 처럼 다루지 않는다. 그의 배는 노아의 방주가 아니고, 그는 성 프란체스코 처럼 동물들과 대화하지 못한다. 호랑이가 배멀미로 어지러워 하는 사이, 하이에나가 먼저 얼룩말을 잡아 먹는다. 다음으로는 오랑우탄을 죽인다. ... 깨어난 호랑이는 하이에나를 죽인다.
파이는 구명 조끼와 노로 뗏목을 만들어 보트에 묶고 그리로 피신한다. 보트에는 몇달치 식량 (물 / 비스켓)과 증류수 제조장치, 낛시도구, 손도끼 같은 것들이 실려있었다. 시체를 다 먹은후 배고파진 호랑이가 덤빌때 까지는 얼마나 시간이 있을까? 평화로운 채식주의자였던 소년이 호랑이와 맞서 싸울 수 있을까?
파이는 서커스에서 호랑이를 길들이는 방식으로 호랑이를 길들인다. 호랑이에게 낯선 환경을 십분 활용해서, 보트와 바다가 그의 영역임을 인식시키고 그에게 끊임없이 물과 먹이를 준다. 낛시를 하고. 증류수를 만들어서. 폭풍우로 뗏목이 떠내려간 다음에는 보트에서 함께 생활하게 된다.
파리대왕, 정글북, 로빈슨 크로소, 아서 고든 핌의 모험을 전부 섞어 놓은 듯한 이 표류기는 200일이 넘게 계속된다. 점점 쇠약해지는 파이의 이야기는 환상과 현실의 경계에 다다른다. 마찬가지로 구명보트에 탄 채 태평양을 표류하던 요리사를 만난 이야기. 생물을 유인해 잡아먹는 섬에 도달한 이야기.
그리고 표류선은 멕시코 바닷가에 도달하고 그는 구조된다. 호랑이, 리처드 파커는 밀림속으로 사라진다.
그리고 3부. 짧막한 후일담인 3부는 구조된 파이가, 일본인 선박회사 직원들과 대화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들은 호랑이와 함께 표류한 이야기를 도데체 이야기를 믿으려 들지 않는다. (특히 호랑이가 없어진 시점에서)
[호랑이는 존재해요. 구멍보트도 존재하고 바다도 존재해요. 당신의 좁고 제한된 경험에 의해 그 셋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당신은 거기서 벌어진 일을 믿지 않으려는 거예요.]
그리고 이 소설의 대단원에서 파텔은 다른 버전의 이야기를 하나 더 해준다. 동물들이 나오지 않는 이야기. 어머니와 요리사와 다리다친 선원이 등장하는 이야기. 소설 전체를 다시 읽어보고 깊이 생각을 하게 만드는 이야기. 그리고 어느쪽 버전을 믿을 지를 결정하도록 만드는 이야기를 해준다.
어디에서 읽었던가. 보르헤스던가? 어떤 사람이 쓰려고 하던 그런 소설이었는데 추리소설이다. 맨 마지막에서 범인이 밝혀진다. 모든 증거가 마지막에 들어나고 이야기가 밝혀지고. 그런데 맨 마지막 줄에 한마디 작은 힌트를 준다. 독자는 그 한문장에서 모든 것을 다시 생각해보고, 처음부더 다시 꼼꼼히 읽어보고 결국 전혀 다른 각도에서 새로운 사실을 스스로 밝혀 낼 수 있는 그런 소설의 이야기였다.
이 소설의 결말은 그런 결말을 닮아 있다. 나는 이런 결말을 좋아한다.
# by | 2005/07/24 12:45 | 창작과 비평 | 트랙백 | 덧글(4)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한번 읽어봐야겠습니다. 요즘은 이런 구성이 땡겨요 ^^
링크 신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