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07월 21일
[리뷰] 진구지 사부로
양양에게서 빌려서 플레이중인 게임.
하드보일드 탐정물 어드벤처 게임.
이 시리즈는 무려 패미컴으로 발매가 시작된 오래된 전통을 가진 게임이라 한다. 자료를 찾아보니 1989년. 세상에나. 하지만 플레이해 보았던 경험은 이번작 Innocent Black이 처음이다.
내용에 대한 네타가 조금 들어있을지 모르므로 글을 접음.
시스템에 대해서.
매우 간단하고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채택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메뉴 방식으로 커맨드를 골라서 행동을 취하는 전통적인 일본식 어드벤처 (이를테면 하원기가의 일족이라던지, 투하트 라던지 ...) 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조작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나중에 언급할 [수색]모드에서 조금 달라지긴 하지만.
게임의 진행은 기본적으로 사건의 발생(의뢰) -> 용의자의 심문 / 현장 탐색 -> 추리 및 정리 -> 용의자의 심문.. 이런 식으로 진행된다. 하나의 사건이 다른 사건으로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각각의 사건에 집중하여 매듭을 지면서도 스토리를 이어가며 즐길 수 있다.
자유도가 제한된 인터페이스만을 가지고 어떻게 '추리'라는 요소를 만족시킬 수 있는가? 가 사실 좀 궁금했었다. 기본적으로 이게 고전 추리가 아니라 하드보일드 추리물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샘스페이드나 필립 말로우가 솔직히 무슨 추리력이 그렇게 김전일이나 코난 만큼이나 뛰어난가? 단서가 있으면 사람 만나서 이것저것 물어보고 그 사람이 거짓말 하는지 안하는지만 판단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전후 사정을 파악해낼 수 있기 마련이다.
결국 진구지 사부로도 이런 하드보일드 전통에 충실하게 발로 뛰는 탐문만으로 거의 모든 추리를 진행 할 수 있다. 용의자에게 '탐문'을 걸면 이것저것 물어볼수 있는 키워드 들을 선택하게 된다. 특정 키워드를 물어보면 다른 키워드가 꼬리를 물고 생겨난다. 이렇게 정보를 모은 다음에 '추리'커맨드가 생긴다.
추리에서는 진구지가 머리속으로 사건을 정리한다. 그것도 객관식으로. 이를테면 [그렇다면 범인이 침투한 시간은 대략 몇시경일까?]라고 물음을 제시하고 [9시~10시, 1시~12시, 12시~1시]와 같은 식으로 제시된다. 맞은 답을 선택하면 [..그래 XXX를 종합해 볼때 범인은 그시간에 들어왔음이 틀림없다.]라고 토를 달아주고 틀린 답을 선택하면..[..잠깐 근데 그건좀 이상한데?]라고 토를 달아준다. 편리하게도.
솔직히 글자를 읽을줄 안다면 추리를 못할 어려운 건 하나도 없다.
게다가 중요한 커맨드 바로 [담배를 피운다.]
여러 사건이 갑자기 생기거나 말이 후다닥 넘어가는 바람에 지금 뭐해야 할지 잘 감이 안올때 담배를 피운다.
[...나는 담배에 불을 붙였다.]
와 함께 진구지 사부로가 한대 피우며 생각을 정리하자. [..일단 누구누구를 만나보기로 할까].. 하면서.게다가 하드보일드 특유의 분위기 때문에 저절로 어떤 장면이 되면
특별히 몰라서가 아니라 나도 모르게 자연스레 [담배를 피운다]라는 커맨드를 선택한다.
덕분에 어제는 하두 일이 많고 겹쳐서 답답해지자 나도 모르게 [담배를 피운다]를 마음 속으로 선택했다. -_-
한가지 짜증나는 인터페이스는 '수색'모드. 증거품을 찾거나 단서를 찾기 위해 수색을 해야하는 시간이 있다. 이러면 3D모드로 변환하면서 옛날 루카스 게임 식의 마우스 노가다를 해야한다. 한군데씩 확인해 가면서 증거를 찾아야 하는데, CD방식의 PS2다 보니 이동할때 로딩에서 속도가 느려서 짜증이 난다. 잠깐이라도 뺴먹은데 있으면 몇바퀴씩 뱅뱅 돌아야 하는데 한걸음 갈때마다 10초씩 걸리면.. -_- 특히 마지막 수색... 네타지만 정말로 '모든' 곳을 다 뒤져야 한다.
스토리에 대해서
특별하달것은 없는 스토리지만 흥미롭게 진행할만하다. 하드보일드 물이 원래 그리 큰 스토리는 없지 않은가? 소녀의 가출사건에서 시작한 사건이 병원 횡령 사건을 거쳐서 야쿠자, 보험 사기, 연쇄 살인과 같은 문제들과 연이어 이어져서 크게 벌어져 간다.

주인공 진구지 사부로. 시리즈의 주인공. 광대뼈가 튀어나와 강인한 인상을 준다. 머리나 주먹보다는 발과 입과 담배를 쓰는것 같다. 졸업후 뉴욕의 탐정사무소 조수로 일하며 노하우를 익힌후 신주쿠에 사무실을 냈다고. 설정상 무려 '진구지 기업' 회장의 아들인데 가업 이어받기 싫어서 탐정짓 한다고! 너마저 돈GR이었냐!! 그 비싼 신주쿠에 사무실은 누구돈으로 낸거냐?
여주인공 미소노 요코. 8개 언어를 하는 유학파 재원인데 진구지 밑에서 조수로 일하면서 사무실 청소와 전화 받기에서부터 뒷조사와 감시에 이르기까지 온갖 일을 맡아서 한다. 물론 인질도 되고.
현재 4/5정도 스토리를 진행했다. 오마케 모드도 있는것 같다. 한글화도 나름대로 잘된 편이며 (분위기를 잘 살렸다는 이야기) 특히 [나는 담배에 불을 붙였다.]는 정말 분위기가 산다.
아 중간중간에 애니메이션으로된 이벤트도 등장한다. 음성은 이 부분에서만 등장한다. 국내 성우 쓰기엔 너무 짧았는지, 아님 분위기 살릴 자신이 없었는지, 아님 가격 때문이었는지 자막으로 만족한다.
전체적으로 마음에 드는 게임인데 문제는 이런 어드벤처 게임은 플레이시간이 짧고 재 플레이성이 별로 없기 때문에 판매량이 극히 제한되어 있다는 거. 그래서 이런 게임이 잘 소개가 안된다는게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아쉬운 일이다. 가뜩이나 한글화 되는 게임이 적어서 문제인데 아쉬울 노릇이다.
그러는 나도 빌려서 하고 있으니... 에휴..
나는 담배에 불을 붙였다.
@
조직의 킬러에 대항하러 떠나는 진구지.
A: "그만둬, 진구지. 상대는 프로 킬러야, 도데체 어떻게 상대할 생각이야?"
진구지: "... 삽으로."
(마지막엔 더블드래곤, 거짓말)

# by | 2004/07/21 23:30 | 창작과 비평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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