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08월 13일
신상 정보 업뎃
사람의 인생을 그래프로 그려보면 굴곡이 있다 못해, 아예 불연속 그래프를 이루나 봅니다.
2007년이 들어서 저는
1) 노조 가입이 안되는 간부사원(과장급)이 되었고
2) 둘째 아이의 아버지가 되었으며
3) 빚져서 구매했던 집은 팔아 버렸고
4) 멀쩡하게 다니던 직장은 이제 곧 때려치고 다시 학생하기로 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미국에서 공대 박사과정을 계속하기로 했습니다.
지금은 사실 좀 두렵습니다.
우선 가족들이랑 같이 가는데, 구체적으로 먹고살 대책이 있는게 아니거든요. 얼마 안되는 장학금/수당으로는 월세비용정도 대면 끝이겠고요. 모아둔 돈, 퇴직금, 집팔아서 생긴돈 해봤자 몇년 지나면 바닥을 들어낼 것은 뻔해 보입니다. 잘못하다간 7-80년대 스타일의 생계형 유학생이 될 확률도 높아보입니다.
게다가 공대 박사 한다고 돈 얼마나 번다고 말입니다. 운 좋아서 미국에서 취업 한다고 해도 뭐 큰 영화가 있을 것이며, 특히 다시 국내로 오게되면 지금 내 위에 있는 사람들 보다 크게 좋은 자리 잡을 수 있는 것도 아니죠. 내가 지금 투자하는 비용 + 시간에 대한 기회비용을 생각하면 마이너스 수치에 가깝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철마는 달리고 싶다'마냥 녹슬어 버린 머리를 가지고 학생질이라. 외우고, 시험보고, 실험하고, 보고서 쓰고.
마지막으로 생활. 아이들은 새로운 환경에 과연 적응할 수 있을까요? 유아 교육 기관에 맡길 수 있는 형편이 아니라 집안에만 있게 되면 특별히 영어가 늘 이유도 없을 겁니다. 그러다가 공립 학교에라도 보낼 나이가 되면, 애들이 받을 스트레스는 얼마나 클까요. 게다가 집에서 빠듯한 비용으로 육아/살림을 맡아주어야할 아내의 입장을 생각해보면, 나 같으면 안하겠다고 할 일입니다.
그럼에도 이 일을 하러 가는건 딱 두가지 때문인거 같습니다.
- 배워먹은게 도둑질이라고, 할 수 있는게 이 일 밖엔 없다.
- 기회가 있는데 이 길을 '안 가보고' 포기하면 평생 후회가 남을거 같다.
하기 힘든 결정을 내릴때 제가 쓰는 방법이 있습니다. (저도 어디서 들은건데)
동전을 던집니다. 물론 앞면 뒷면에 각각 해당하는 액션을 정하고 나서요. 그리고 동전을 던지는 순간 재빠르게 제 3자의 입장에서 자기의 마음을 관찰합니다. 그리고 동전이 어느 면이 나오건 간에 자신의 마음을 읽을 수 있습니다.
"그래, 앞(뒷)면이 나왔으니 이대로 결정하자." 던지 혹은 "....... 이런 앞(면)이 나와버렸네."
입니다. 그렇게 자기 마음을 읽고, (동전의 결정 대신) 자기 마음을 따라가면 됩니다.
요점인듯, 자기 마음이 진짜로 하고 싶은 일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습니다. 다만 그 길을 따라갔을때 자기에게 닥칠 부담, 위험, 피해등이 두려워서 택하지 못하는 것 뿐입니다.
이 마음을 택하지 못하면 결국 평생 후회할 수 밖엔 없습니다. 물론 그렇게 택하는 것이 이성적으로 어리석은 결정이었을 수 있습니다. 다만 이성적인 잘못된 판단은 이성에 의해 복구가 가능하지만 감성적으로 잘못된 판단은 심리적으로 복구가 불가능 한거 같습니다.
두렵긴 해도, 아무리 따져봐도 손해보는 장사인거 같긴 한데, 그냥 이렇게 한번 살아 보고 싶습니다. 같이 따라와 주는 가족들에게는 미안할 따름입니다.
@ 학생 되고, 좀 안정되면 블로그에 글 올릴 시간은 많아질지 모르겠네요...
# by | 2007/08/13 17:10 | 만담과 생활 | 트랙백 | 핑백(1) | 덧글(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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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은 훌륭한 바이링궈가 될 겁니다 =) 좋은 면만 보시라니까요~
9월 1일 출국. 일단 나만 먼저. 가족은 둘째 백일지나고.
다른분들//
감사합니다.
힘내라 주미 통신원 (...)
mookie //
웬만하면 개인 신상 정보 노출은 삼가해 주세요.
한국 엔지니어보다는 훨씬 나은 삶을 살 수 있다.
초봉부터 해서 소득 수준 자체가 다르니깐...
다만, 물가도 비싸서 문제지만 비싸봐야 서울 물가.
공부하고 싶은 욕구도 채우고,
삶의 질도 훨 나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으니
결국 훌륭한 선택이 될 것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