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agile Thigns (닐 게이먼 作)


이번에 한국 다녀올때 공항에서 구매했던 책입니다. 장편은 아니고 단편(+ 운문)집 입니다. 대부분의 작품들이 어딘가에 한번씩 발표되었던 작품이라고 나와있지만, 당연하게도 저로서는 모두 처음 접할 따름이었습니다.

내가 닐 게이먼이라는 작가를 알게된건 테리 프라쳇이랑 같이 썼던 멋진 징조들(Good Omens)의 번역판을 읽은 후 였습니다. 그렇지만 이 작가는 다른 여러가지 경로로도 만날 수 있었더군요. 어떤 사람들에게 닐 게이먼은 만화 시리즈 Sandman에 작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영화/애니화 되었던 StardustBeowulf 의 원작자이기도 합니다. 두 작품 다 국내 번역판이 있군요. 장편 코랄린과 네버웨어도 번역되어 있습니다.




이 단편집에 수록된 작품들의 장르는 다양한데, 으시시한 공포 이야기 (환상특급 류, 출발 이야기 속으로 류, 아니면 러브크래프트 류), 고딕 스타일, 하드보일드풍의 판타지, 유머러스한 것, SF등을 넘나듭니다. 작가 본인의 인터뷰를 보면, 이 작품집에 대한 헌사를 레이 브래드버리(Ray Bradbury)와 할란 엘리슨(Harlan Ellison)로 돌렸습니다; 그가 이 작가들을 좋아하는 이유중의 하나가 이 사람들 역시 장르에 크게 신경을 안썼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수록된 몇몇 단편들에 대한 감상을 적어보면

첫번째로 실린 단편인 "에메랄드색연구 A Study in Emerald"는 아무런 사전 정도 없이 읽었기에 과히 충격적이었습니다. 제목 부터가 셜록 홈즈의 첫작품, "주홍색 연구 A Study in Scarlet"의 변형입니다. 처음에는 흡사 셜록 홈즈를 다시 읽는 느낌을 줍니다. 이름은 틀리지만 아프카니스탄에서 부상을 입고 돌아온 퇴역 군인이 괴상한 느낌의 하숙집 룸메이트를 만나게 되어서 그를 묘사하는 부분입니다. 그런데 뭔가 미묘하게 틀립니다. 무언가 알수없는 느낌이 텍스트의 뒤에 깔려있습니다. 주홍색의 연구에서 처럼 이 괴상한 탐정의 비상한 연역력이 묘사되고, 레스트레이드 경감이 들어오면서 사건이 시작됩니다. 에메랄드 빛으로 물들은 시체가...  사실은 셜록 홈즈의 세계와 러브크래프트의 세계가 만났을때의 모습입니다. 즉, Old One들이 왕족으로 인류를 지배하고 있는 19세영국입니다. 자세히 읽어보면 셜록 홈즈와 모리어티 교수의 역할이 바뀌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참고로 이 소설은 작가 홈페이지에서 온라인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수잔의 문제 The Problem of Susan"의 경우에는 나니아 연대기에 대한 하나의 덧붙임입니다. 연대기 마지막 편 "최후의 전투"에서 기존의 주인공들 전부가 열차 사고가 나서 천국으로 가는데 (문자 그대로) 수잔은 거기서 빠지게 됩니다. 기독교적 교훈을 주긴 하지만 닐 게이먼을 포함한 읽는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는 전개였죠. 닐 게이먼은 다른 관점에서 마찬 가지로 읽기 불편한 단편을 하나 써 보기로 마음 먹었다고 했습니다. 다른 관점에서, 읽기 불편할 수 있으니 주의 하셔야 합니다.

"골리앗 Goliath"은 매트릭스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단편으로, 영화 첫 개봉시 의뢰를 받아 적은 단편이라고 합니다. 매트릭스 홈페이지에서 여전히 읽을 수 있습니다.  

"골자기의 군주 The Monarich of the Glen"  다른 장편 소설인 American Gods의 주인공을 등장시킨 단편입니다. 근데 내용은 베오울프 입니다. 현대를 배경으로, 하드 보일드 스타일의 환타지 정도 됩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한 작가의 단편집임에도 불구하고, 여러가지 다른 스타일의 단편들이 어우려져 있다는게 특징적입니다. 다른 장편들도 구해서 읽어 보고 싶군요.

by hongsup | 2008/07/01 13:09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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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검은해 at 2008/07/01 13:24
제가 가장 좋아하는 단편은 Sunbird이고, Instructions도 괜찮았습니다. 책을 잃어버렸는데 어서 다시 사고 싶네요.
Commented at 2008/07/01 13:26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hongsup at 2008/07/01 22:37
검은해//

예, 지금 보니 꼭 닐 게이먼이 Beowulf를 '창조'한거 처럼 써놨네요. 지적해 주신것 처럼 이건 원래 유명한 북구의 고전 epic입니다. 물론 닐 게이먼의 각본/소설은 고전이랑 좀 다르게 나가는 면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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