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 사건 Follow Up


Makefile님 블로그에서 트랙백

위의 링크는 Makefile님이 그동안 꾸준히 관심을 잃지않고 미네르바 사건에 대한 Follow Up을 모아둔 링크이다.


1) 일난 냉소 드립부터; "얼씨구, 그 대단한 미네르바님,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들도 울고갈만한 그분 말이신지?"

 아니, 그렇진 않다. 미네르바라는 필명으로 글을 쓴 사람(들 - 주장에 따르면) 또한 인간이고 요컨데 진짜 정책 결정 주체들 이상으로 특별한 능력을 지니고 있을 수 없다. 몇 군데에서 지적되었듯 그의 글과 주장이 모두 사실인 것은 아니며, 팩트 혹은 개념이 잘못되었던 것도 있었다.  미네르바(팀?)에 대한 과도한 신격화를 할 이유도 생각도 없다. 이 사람이 V for Vendetta의 주인공마냥 신적인 능력과 정부에 대한 강한 반발 의지를 지니고 있는 광야에 홀로 말타고 나타난 영웅인 것도 아니다.

  Makefile님은 그가 정권 차원의 비자금 통로 개설 음모를 폭로했기 때문에 제거된것이라고 말한다. 그 사실에 대해 나는 알지 못한다. 다만 내가 확실하게 알고 있는 것은 그 시점에서 다음 아고라의 미네르바라는 필명은 어떤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영향력은 정부에 정책에 저항을 주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었기에 무척이나 껄끄러운 상태였고, 목에 걸린 가시 같은 존재였다. 그리고 촛불 집회로 인해 다음 아고라의 파워가 최고조에 이른 시기였기에 정부로서도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2) 박대성이 미네르바 아이디로 글을 썼는가?

  미네르바 음모설을 비웃는 많은 사람들도, 이 질문에 대해서 만큼은 "박대성이 그 글을 다 쓴것 같진 않지만서도.." 라고 말끝을 흐린다. 그의 말과 글 사이에 큰 간극이 있기 때문이다. 미네르바의 글은 노란토끼, 빨대 등등 슬적 눈에 보이기에도 어떤 '은유'를 이야기 하고 있었는데, 박대성은 그걸 "그냥 재미로 그랬다."라고 말하고 넘어가 버린다.

   모든 사람들에게 기본적인 지적 능력의 수준이 있다는 것을 부정해선 안된다. 어떤 사람의 말과 글은 결국 그 사람의 지적 능력을 표시하는 지표가 된다.  직접 대면한 많은 사람들이 (이를테면 박재승씨), 혹은 그의 인터뷰 녹취록를 읽어본 수 많은 독자들이 이 격차를 느끼고 있다. 글을 쓰는게 말로 하는것보다 훨씬 나은 사람이 물론 있다. 그런데, 그의 말이 그의 글을 이해하지 못할 수는 없다.

3) IP와 다음 계정.

  먼저 다음 계정. Makefile의 주장의 핵심은 다음측에서 미네르바 아이디(holypark33)를 박대성 (정확히는 그의 변호인인 박찬종-김승민)에게 건네주었다는 것이다. 특히 계정 인적 상황을 관리자 권한을 통해서 박대성의 것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물론 전부 정황 증거고 물증은 없다. (양심선언 외에는 어떤 물증이 있을수 있겠는가?) 다만 박대성의 변호인측 김승민은 이 계정을 이용해서 로그인하여 글을 쓰는 형태로 "거봐 진짜 미네르바 맞잖아."라고 시연했다. (이때, IP는 일치하지 않았다 물론. 사무실인지 오피스텔인지에서 했으므로)

  핵심이 되는 IP. 사람들이 (특히 엔지니어들이) "박대성=미네르바"라고 믿는 이유는 딱 하나다. 미네르바가 사용한  IP (DHCP)가 박대성의 것으로 밝혀졌다고 검찰이 발표한 것이다. 이건 움직일수 없는 결정적 증거라고 사람들은 받아들이고 있다.

  근데 검찰은 IP가 박대성의 것임을 어떻게 밝혔는가? 검찰이 하나로 통신을 통해 로그 내역을 조회해서 그 IP가 그 시간대에 박대성의 집으로 할당이 된 것을 보여준적 있는가? 그리고 그것은 재판에서 증거물로 제출되었나? 신문을 통해 알수 있는건 검찰이 "IP추적을 통해 박대성의 것임을 확인했다."라고 말한 것이다. 아무도 그 로그를 언급하지 않았으니까. 그 방법론은 cross-check되지 않았다.

  Makefile 링크에서 볼수 있는 가장 웃긴 부분이 SBS 방송의 재연부분이다. 박대성의 집에서 노트북으로 (유선) 인터넷 연결해 봤더니 똑같은 IP가 찍히더라라고 보여줬다.  근데 캡춰화면에서 DHCP는 No로 설정되어 있었다. 보여주기 위한 무리한 연출이었단 이야기다. 실질적으로 생각해봐도 재판받느라고 몇달 집 비워두다가 (PC는 압수당했었던것 같다) 나중에 와서 노트북을 연결했을때 똑같은 IP가 연결될 리가 별로 없다.  SBS는 왜 하나로 통신 로그를 방송에서 보여줄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4) 검찰

  미네르바 사건의 담당 검사는 최재경씨. 이름이 익숙한건 엄재경 해설위원이랑 이름이 같아서가 아니라, BBK 사건, 노무현전대통령-박연차 게이트 사건등을 담당했던 검사이기 때문이다.  현 정권이 관심을 크게 가지고 있는 사건들만 골라서 맡아가며 승진 테크를 타고 계신 유능한 검사님이다. 이 사람의 다른 사건 조사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의혹을 많이 보내는데, 미네르바 사건 만큼은 반대로 믿어주는 사람이 더 많다.

  참고로 재판 과정에서는 미네르바의 진위는 논쟁 거리가 아니였다. 본인이 자기가 썼다고 했고, 검찰도 그가 썼다고 했으므로. 논점은 그의 행위가 위법이었냐 아니었냐 였다.

5) 결과

   "박대성의 무죄 석방은 인터넷 표현의 자유의 감격적인 승리였다! ", 이는 진보진영의 고귀한 승리다, 표현의 자유 만만세!
   (반면 사람들은 어쨌거나 인터넷에 글쓰면 잡혀갈 수 있다는 것도 알게된다. )
   박대성은 유명인사가 되었으며 여기저기 바쁜 몸이 되었다.
   박찬종씨는 자기가 아직 살아있다는 걸 밝혔다.
   최재경 검사는 이후 박연차 게이트 사건을 맡았다. 이 사건이 어떻게 끝났는지는 모두가 다 안다.
   미네르바의 정체가  30대 무직 백수라는 것이 알려진 이후, 다음을 비롯한 익명 인터넷의 영향력은 급속도로 위축된다. 많은 사람들의 인식은 인터넷에 흘러다니는 글은 "근거없이 조악한 잉여들의 뻘글"이라고 믿게된다.
 
6) 그래서 어쩌라고?

   내 생각은 박대성이 미네르바 글을 쓰지 않았다. 이건 1000원 걸수 있다. 증권사/저축 은행에서 근무하는 본인 친구중에서 정부가 달라매입자제 공문을 보냈다고 전화로 이야기 해 줄수 있는 사람이 몇명이나 되는가? (근데 재판과정에서 그 정보를 누설한 사람에 관한 언급이 있었나?)

   박대성은 미네르바 팀이었는가? 모르겠다. 박대성이 Makefile의 주장처럼 아예 가공의 인물인지, 뭔가 컨넥션이 있었고 실제로 글을 올리는 역할을 담당했을 지. (난 후자쪽도 나름 개연성이 있어 보인다.)
    다만 내 생각은, 정권 차원에서는 '미네르바'로 대표되는 인터넷 여론의 공신력을 낮추기 위해서 그 글이 공고-전문대-무직 테크트리에서 나왔다는 사실이 성립하는게 중요했다. 누가 무죄가 되건 어쩌건 그건 상관 없었다. 그리고 그건 성공했고, 앞에서 본거 처럼 모두가 윈윈했다.

  Makefile님의 주장을 확인하기 위해 궁금한건 검찰이 IP 추적한 내역, 즉 그 기간의 하나로 통신 DHCP 로그를 공개해 줬으면 하는 거다. 재판기록이나 수사기록을 열람하면 확인할수 있을까? (이것도 막장으로 조작했다고 우길수도 있겠지만, 이 로그만 크로스체크되어도 Paranoid들의 숫자를 더 줄일수 있겠다.) 

   미네르바 팀은 뭐하는 사람들이었을까? 이 사람들이 무슨 대단한 초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기타 소위 '경방고수'들에 대비해서 다른 정보 소스를 가지고 있었다.  순수한 목적 (순수한 정권타도?) 이었는지 어떤 집단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여론을 움직이기 위한 퍼펫이었는지. 신동아 K (Makefile님 링크에 좀더 자세한 내용 있음)가 진짜 이팀이었을까도 알 수 없다.
  
   내가 관심가는건 대한민국 사법체계가 진실 보다는 정치적인 득실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확실히 조작 방송을 내보냈으므로 시청자에 대한 사과등의 징계가 필요하다. PD수첩 오역의 수준, 혹은 그것을 넘어서는 짓이다. 이러고도 저널리즘이란 말을 쓸 수 있는지.
 

by hongsup | 2009/12/25 03:17 | 만담과 생활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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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서린 at 2009/12/25 16:26
> Makefile 링크에서 볼수 있는 가장 웃긴 부분이 SBS 방송의 재연부분이다. 박대성의 집에서 노트북으로 (유선) 인터넷 연결해 봤더니 똑같은 IP가 찍히더라라고 보여줬다. 근데 캡춰화면에서 DHCP는 No로 설정되어 있었다. 보여주기 위한 무리한 연출이었단 이야기다.

통신제공자에 따라서 DHCP를 쓰거나 완전 고정 설정을 사용하거나 선택하게 되어 있습니다. 원래 DHCP를 썼던 사용자라면 NO로 해서 임의설정을 하는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실제로 어떤 식으로 재연되었는지 방송을 한번 보고 싶은데 제목이라던가 대략적인 정보를 주실 수 있으신지요.

>실질적으로 생각해봐도 재판받느라고 몇달 집 비워두다가 (PC는 압수당했었던것 같다) 나중에 와서 노트북을 연결했을때 똑같은 IP가 연결될 리가 별로 없다.

저건 그야말로 지역별/망 제공자 별로 천차만별이라 몇달을 써도(매일 공유기나 PC까지 재부팅하더라도) IP가 안 바뀔 수 있습니다. 통신망 로그는 영장 없인 못 보는지라, 방송사가 접근할 수 있는 영역을 넘습니다. 안 보여줬다기 보단 못 보여준 거라고 봐야죠.
Commented by hongsup at 2009/12/25 23:54

링크 보시면 알겠지만, 지네 노트북으로 시연했습니다. (DHCP끄고 ip를 수동 세팅한다음에) ipconfig /all 해서 IP가 찍힌 화면을 보여준겁니다. 이 화면에 DHCP NO라고 써있었던 거고요. 당연히 그 설정에서 통신하는 화면을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Commented by plagiarism at 2011/10/18 04:39
인터넷 연결해 봤더니 똑같은 IP가 찍히더라라고 보여줬다. 근데 캡춰화면에서 DHCP는 No로 설정되어 있었다. 보여주기 위한 무리한 연출이었단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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