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론(적 아이디어)의 남용


다른분 블로그에서 토론 했던 내용 따로 담아서 포스팅.



유전자와 진화에 관한 과학적인 연구 성과가 쌓이고 유명해져 가면서 진화론의 개념을 여러가지 현상에 적용하여 설명하는 것이 어떤유행의 현상처럼 번졌습니다. 특히 "인간이 (혹은 인간의 사회가) 어떠어떠 한건 진화의 과정에서 어떠어떠한 형질이 진화에유리했기 때문에 남아있던것이다. (혹은 그렇지 못한 형질은 사라져 버렸다)"류의 설명입니다.

개중에는 합리적인 것들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합리적이지 못한 추측을 더 많이 보는것 같습니다.

특히나 명확한 유전자 근거가 없는 진화론적 추론은 그냥 몽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가져다 붙이는 대로 진화가 일어나는것이 절대 아니기때문입니다. 일견 불리한 기능의 형질(aa) 도 전달자를 통해서(Aa) 오래동안 유전자 풀에 남아있게 됩니다. "그냥 이런형질을 지닌 사람들은 생존에 불리했으니 금방 도태되었을것"이라고 추론하는건 아주 위험한 일입니다.

둘째로 모든 인간의 행동이 유전자로 설명되는것은 아닙니다. A라는 부족이 청동으로 무기를 만들어서 주변 부족을 정복하고 있을때,B라는 부족이 그 무기 만드는 법을 따라 배우게 되었다면, 이건 "청동을 만드는 유전자"가 "그렇지 못한 유전자"를 도태시킨게아닌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실제로 유전에 인한것인지의 여부가 확실치 않은 특성들 (이를테면 자신을 좌파라고 생각한다)을 가지고 진화론적 설명을 가져다가붙이는 것은 매우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아래의 논리적 연결고리의 그 어떤 부분도 우리는 충분히 정확히 알고 있지 못하기때문입니다.)
  * DNA염기서열에 특정 부분 특정 글자들이 어떤 패턴을 지님 -> 어떤 단백질이 그렇지 못한 개체들에 비해 많이(적게)생성됨-> 두뇌 뉴런들이 특정한 패턴으로 열결됨 -> 심리학적으로 에고가 어떤 특성을 보임 -> 스스로를 진보적성향을 가졌다고 생각함.

마지막으로 유전자를 통한 정보의 전달은 매우 느리고 오래걸리고, 임의성이 큽니다. 뭔가 의미있는 차이가 누적되려면 아주 오랜기간이 걸리거나, 혹은 (인구가 아주 적은 상태에서) 마찬가지로 비교적 짧지만 그러나 여전히 상당한 세대의 교차교배가 일어나야 합니다.  (인간의 한 세대는 30년이나 걸립니다)

사회적 현상은 100년 아니 10년도 안되서 크게 변화는데 그 동안 인류의 유전자는 크게 의미있는 변화가 없었습니다. 극단적으로말해서 원시 공산사회의 인류와 소비에트 공화국의 인류의 유전자 차이는 없습니다. 원시 공산 사회는 유지되고 소비에트 공화국이망한건 인간의 유전자때문은 아닙니다.

by hongsup | 2010/02/27 06:59 | 만담과 생활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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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shaind at 2010/02/27 11:41
진화론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특성은 2만년 전 동아프리카의 환경적 압력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에 국한된다는 점을 항상 상기하고 있어야 하죠. 물론 우리가 사는 세계가 2만년 전 동아프리카의 어느 H.Sapiens 부족사회와 본질적으로 얼마나 큰 차이가 나는지도 생각해야 하지만...
Commented by .... at 2010/02/27 11:45
진보-보수 성향은 유전자의 영향이 제법 클 것이라고 추측됩니다. Twin studies의 결과로 보면 말이죠.
Commented by jick at 2010/03/06 21:02
사실 원시공산주의 사회인과 소비에트 공산당의 유전자 차이는 유의미할 만큼 있지. 전에 들은 얘기로는 유럽 사람들이 다른 인종보다 전염병에 저항성이 높은데 가장 유력한 가설은 중세 유럽에서 흑사병이 돈 덕분에 전염병에 저항성이 약한 유전자는 다 씨가 말라서 그렇게 되었다는...

그러므로 원시공산주의 사회와 소비에트 주민들을 홀딱 벗겨서 한곳에 몰아넣으면 소비에트의 우월한 유전자에 적응한 강력한 세균들이 원시공산주의 주민들을 학살하여 소비에트의 우수성을 만방에 떨치게 될 거라는... (먼산)

(Reference: Carl Zimmer의 Evolution... 몇 년 전에 읽은 거라서 예제로 든 게 무슨 전염병이었는지는 까먹었음. 흑사병은 아님. -_-)
Commented by hongsup at 2010/03/06 23:36
(1) 현재 전 인류를 대상으로 아무 두명이나 골라서 유전자 검사를 해보면 다른 부분이 0.1%도 안된다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휴먼 게놈 프로젝트할때 아무나 골라서 해도 되는 가장 큰 이유) 그중 실제로 해석되는 유전자 부분 exon을 생각하면 훨씬 더 적겠지요. (돌연변이는 일단 해석되지 않는 유전자영역 intron 부분에 많이 쌓이게 되니까요.) 그러므로 전 세계에 흩어진 인류가 일괄적으로 동일한 돌연변이를 동시에 겪어오지 않은 이상, 아프리카의 공통조상과의 유전자 차이는 저 0.1%보다 작아야 합니다.

(2) 0.1% 안에서 몇몇 유전자 변화가 있었을 수도 당연히 있는데, 이 유전자 변화가 인간의 사회 구조를 결정할 만큼 강력한 변화인지에 대한 근거는 그냥 블랙박스이고 추측일 뿐이지요. 그랬을 수도 있는데, 정말로 그랬다면 뭔가 과학적인 증거를 보여 줘야 믿음이 가는게 아닌가 해서요. 유전자과학쪽이 엄청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니까, 몇십년 지나면 삐리리한 가설들은 금방 뿌리뽑아 버릴수 있고 진짜 중요한 가설들만 남기를 기대합니다.

(3) 부카니스트는 흑사병 저항 유전자가 없어서 공산사회가 유지되고 있는거라능 결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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