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디부아르전 잡상


1. 인터넷 중계로 시청. 생각보다 볼만 했음. 채팅창이랑 딜레이가 안맞는게 생각보다 큰 문제.



2. 이운재. 못막는가 싶은걸 막아주는 모습은 없는데, 막아야하는건 다 막아줌. 앞으로 나와서 스위퍼노릇 하는것도 없지만,무리하는 모습도 안보이니까. 가끔 94년 독일전때 당시 노장이였던 최인영 골키퍼의 어이없는 실수를 언급하면서, 키퍼경쟁구도이야기하는 글도 보긴 했는데, 94년때 최인영이 실수했을때 후반 잠시 등장했던 키퍼가 이운재라는 사실이 좀 재미있긴 하다.(이운제는 94, 2002, 2006년 월드컵 경험. 98년에만 김병지.)

3. 제일 걱정되었던 건 미들진(기성용-김정우-이청용-박지성)이 파워에서 코트디부아르에게 처절하게 발리지 않을까 했었는데,  활발한 활동양으로 파워의 열새를상당부분 상쇄시켰다. 물론 주도권을 내준것, (특히 1:0 리드 이후에)은 부정할수는 없지만 그래도 무기력하게 중원을 완전 내준수준은 아니었다.  이는 차두리-이영표, 그리고 공격에서 이근호- 그리고 간혹 이동국까지 미드싸움까지 가담해준 덕분이 컸다.

4.언제나 그렇듯 우리팀 문제는 공격이 아니라 수비다. 수비만 좋으면 7무로 월드컵 우승도 이론상 가능하다. 그리스를 제외하고는미들 점유율에서 한수 접고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한두점 허무하게 실점해버리면 뒤집기가 어렵다. 2002년 4강도 결국 미드필드에서부터 연계되는 압박 수비가 좋았기 때문에 토너먼트를 올라간 것이다. (예선 3경기 1실점. 토너먼트 3경기 2실점. - 4강전제외)

5. 김정우가 예상 이상의 활약을 보여준게 가장 큰 위안이다.  김정우도 그렇고 기성용도 그렇고 미드싸움에서 힘으로 밀고 들어올 상대들을 (특히 그리스/나이지리아) 어떻게든 1차적으로 끊어줘야, 뒤에 4백 라인이 버텨낼수 있다.전방이 안정되자 자동문 수비의 주범으로 지목되던 조용형이 특유의 '영리한' 플레이를 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되었다.(스코틀랜드에서도 기성용에게 파워를 늘릴것을 주문했다는 것을 상기해 보자. 메시급이 아니라면, 중원은 결국 힘싸움이다.)

6.차두리의 피지컬의 장점과 풀백 위치선정의 어리버리함. 그리고 이영표의 영리함과 루져신체 공중볼 약점은 다시금 확인 할 수 있었다. 둘이 퓨전해서 반씩 섞을수 없을까? 오범석의 본인 폼이 한창 좋을때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이상 차두리가 한발 앞서 있는 것으로 보인다. 풀백으로서의 이정수는 그다지 미덥지 못했으니까.

7. 여태껏 조용형-강민수를 제일 많이 쓰기는 했는데조용형-이정수가 조금더 나아 보인다. 조용형-곽태휘도 괜찮은거 같고. 그러나 어쨌거나 퍼디난드나 비디치 같은 선수는 어쨌거나우리에겐 없다. (솔직히 이시점에서 황재원이나 김형일이 들어온다고 해도 월등히 나아질것 같지도 없다.) 개인기량에 기댈수 없는이상, 중요한건 이영표가 말하고 경기에서 보여줬듯이, 미드필드진과 수비라인이 조화를 이루고 공간을 허용하지 않아야, 수비의안정을 얻을 수 있다.

8. 코칭 스탶에게 이 부분이 불만이다. 이러한 미드필드진과 수비라인의 조화는,해외선수들에게 의존하지 않고도 이룰수 있는 부분이다. 아니 오히려, 해외선수들이 없을때 국내선수들을 위주로 훈련하며 "조직력"을갖춘다고 했을때 이루어 냈어야 하는 부분이다. 개인 기량과 경험이 출중한 선수 몇명에게 조직력을 만들어 줄것을 의존한다는게모순처럼 들리지 않는가? (애시당초 이정수 풀백 기용등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많았으므로)

9. 4-4-2에서4-2-3-1로 전환하는 모습은 일단 고무적이다. 두 포메이션 모두에서 어쨌거나 한골씩 가져왔고, 어쨌거나 상대 공세를버텨내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운이건 어쨌건 선취골 -> 거북이 등껍질 수비 -> 운좋으면 역습에서 한골더; 약팀이강팀을 이길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시나리오이다.  뿐만아니라 공격수들의 창조적인 개인능력을 바탕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상대가 수비를 포기하지 못하게 만드는 모습이 좋았다.

10. 기성용은 롱패스는 좋았지만 잔실수도 많았다. 또 공격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조금더 신경을 써줘야 하는 포지션임을 잊지 말것. 후반에 들어온 김재성도 좋아 보였다. 공격이 필요할때, 혹은 박지성/이청용이 부상일경우 던져볼수 있는 좋은 카드를 발견한 느낌이다. (포항 아챔 우승의 원동력이라고 하는데, 중계볼 기회가 별로 없다 보니 평소 모습을 확인 할수 없음.)

11. 이청용, 박지성은 활발한 움직임으로 팀을 이끌었다. 둘다 스피드-돌파-크로스 위주의 전형적인 윙포드가 아니라 짧은 패스와 드리블 돌파가 가능한 선수들이므로, 마찬가지로 터치가 좋은 박주영 (혹은 안정환)과 함께 대단히 재미있는 공격을 만들어 줄 것을 기대할 수있겠다.  다만 비상시 중앙 스트라이커를 대체하기에는 체격과 몸싸움에서 밀리는게 흠. (예를들어 포워드가 사이드로 빠져서 공을 받아서 크로스를 넘겨주었을때?) 또 팀으로서 아쉬운건 이선수들의 대체 옵션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허정무 감독은 염기훈(,설기현)을 바라보고 있는것 같은데. 염기훈이 과연 옛날 한참 좋을때 만큼이 될 수 있을지.

12. 김남일은 비교적 큰 실수 없이 후반 4-2-3-1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4-2-3-1을 가져가려면 부지런하고 파워있는 수미가 꼭 필요한데 이호가 2006년때의 포스를 잃은 이상 허정무 감독은 김남일을 데리고 갈것 같은 느낌이다. 조원희가 걸린다고 본인이 이야기 했는데... 조원희나 이호나 해외 진출이 (-)로 작용한 케이스. 김두현도. 신영록도. 이근호도.

13. 이근호는 약간 겉돈 느낌이다. 일단 세밀함이 부족해보였고, 공격에서 큰 도움이 안되었다. 압박은 좋았지만. 제이리그 가서 망했다고들 망하지만, 그보다는 퇴단식까지 하고나서 다시 제이리그로 돌아가는 에피소드를 거치면서 뭔가 크게 안좋아 진것 같다. 그래도 이근호에게 희망적인건 우리 주전이 박주영이라는 거다.

선취골이 필요하니까 4-4-2로 시작한다고 치면, 박주영-안정환(스타터로서의 안정환의 체력)이나 박주영-이동국(삐걱거리는게 눈에 보임) 보다는 박주영-이근호가 그나마 가장 밸런스가 맞는 조합이다. 게다가 이판사판-막무가네 4-3-3전환시 윙포드의 가능성도 가지고 있어서 유리하다.  그러나 이승렬이나 염기훈에게 밀릴지도 모른다.

14. 이동국 필살기 발리슛 작렬 성공. 사실 이동국은 딱 기회되었을때 저런거한건 하라고 넣은거고, 딱 저런거 한건 해줬다. 박지성 패스 오른발슛 실패는, 오른발로 타이밍 맞추려다가 한타이밍 늦었는데, 왼발로 다이렉트로 댔어도 수비랑 키퍼에게 걸리지 않았을까 싶다. 어쨌거나 월드컵에 데려가기는 할것 같고, 몸싸움이 필요한 그리스전 혹은 득점이 절박한 상황에서 어쨌거나 투입될것 같다. 그래도 박주영-이동국 투탑은 안정환-이동국 투탑 만큼이나 안 어울릴 것 같다.

15. 안정환은 감각만큼은 여전히 살아있는걸 보여줬는데, 몸이 확실히 무뎌진 느낌이다. 나이도 그렇지만 리그 수준도 딱히 높은곳에 있지 않은데다. 안정환 본인 성격도 보면 꼭 필요하지 않은 경기에서는 100%를 발휘하지 않는 것 같으니, 무뎌질수 밖에. 그래도 조커로서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4-2-3-1에서 가상 박주영의 역활도 잘해주었다.

16. 가장 큰 문제는 위에서 말했듯 팀의 조직력을 고참/해외파 선수들의 경험과 개인기량에서 나오는 리딩에 의존한다는 점이다. 가장 좋은 선수들을 찾아내는 것도 코칭스탭에 임무지만, 다른 선수들이 그 선수들과 밸런스를 맞출수 있겠끔 만드는 것도 코칭 스탭의 임무이다. 클럽팀이 아니라고 항변할 수도 있지만, 월드컵 직전에 한국 국대는 다른 나라에 비하면 차출및 발맞출 시간을 많이 갖는 편이다. 박지성/이영표/이청용등의 선수가 부상당하거나 경고 누적을 받는 상황도 항상 염두해 둬야 한다.

17. 또하나 우려스러운것은 어느순간 값자기 너무 고참선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다. (김남일-안정환의 복귀와 함께). 한국 나이로 30줄인 선수들을 생각해 보면 이운재(73), 안정환(76), 이영표(77), 김남일(77), 이동국(79)까지. 그나마 중간이라고 할수 있는 선수들도 이정수(80), 차두리(80), 박지성(81)로 30대에 가깝다. 오히려 젊은 선수중 주전은 이근호/박주영(85), 이청용(88), 기성용(89) 정도로 어려진다.  한때 황금 세대로 칭송받았던 아테네 멤버에선 김정우(82)만 살아남았고 조용형(83)이 덧붙여졌다.  월드컵때 물론 세경기 밖에 안되지만, 주전들의 체력저하는 경우의수 따지는 마지막 경기에서 큰 문제가 될듯 하다. 그리고
이번 월드컵은 어찌 넘어간다고 치더라도, 다음 월드컵에서 고참 노릇을 해줄 멤버래봤자 박지성 정도 남게 되나.

18.  허정무 감독은 팀을 구성하는 감독으로서의 능력은 (물론 나같은 아마추어가 프로페셔널인 누구를 평가하고 말고 할것도 없지만) 그렇게 까지 나쁘지만은 않은거 같은데, 언론플레이에는 너무 능숙하지 못한것 같다. 또 여론에도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 실제 감독이 FM처럼 전술만 짜고 선수만 선발하는 자리가 아니라, 팀 전체의 유기적인 응집력을 책임지는 자리인 만큼 그런 모습이 너무 아쉽다.

19. 마지막으로 간단한 경기 평점. 이긴경기니까 평균이 7에 가깝다.

이운재 7 실수가 없었다.
이영표 8 수비의 실질적 지휘자.
조용형 7 영리한 커팅이 돋보였다.
이정수 7 안정적이었다
(곽태휘) 7.5 수비의 세트플레이시 득점은 매우 가치가 크다
차두리 7 팀에 파워를 주었으나 수비 위치 선정이 아쉽다
기성용 6.5 볼처리에 미스가 좀 있었다.
(김재성) 7 교체로 들어와서 팀에 활력을 주었다.
이청용 7 공수 가담이 좋았다.
박지성 7 팀의 에이스의 역할을 해주었다.
김정우 7.5 상대 미드필드에게 밀리지 않았다.
이동국 7 귀중한 선취골을 득점했다.
(안정환) 6.5 체력적인 면이 아쉬웠다
이근호 6 열심히 움직였으나 팀에서 겉돌았다.
(김남일) 7 4-2-3-1의 핵심이었다.

by hongsup | 2010/03/05 10:07 | 만담과 생활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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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도르래 at 2010/03/05 17:25
음...전 코트디전에서도 이근호의 움직임이 좋았다고 봐서, 이근호는 어떤 선수랑 조합해도 잘맞는 것 같습니다. 안정환 빼고 ㅋ

그리고 2002년에도 중간세대들(요때 중간세대라 함은 96올대 정도?)이 거의 없었습니다. 아주 고참급이거나, 아예 20대 초반선수들이 많았죠. 체력 문제를 보면, 솔직히 걱정할 수준은 아닌 것 같다는 개인적 생각입니다.
Commented by hongsup at 2010/03/06 01:04
이근호는 조합으로 세우기에는 확실히 좋은 장점이 있어요. 한창 좋을때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좋겠습니다.

2002년에는.. 이운재/최용수/윤정환/최성용/이민성 .. 등이 있긴 했었죠. 물론 팀에 (개인적으로 아쉽게도) 이운재를 제외하곤 팀내 비중이 무척 작았지만.

예 저 역시 아주 큰 문제는 아닌것 같습니다만, 중간 세대의 부진이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마음에 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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