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0월 17일
[리뷰] 10월 16일 대전 vs 기타
결과는 1:0 대전 승리. 득점자 장현규 (데뷔골)
토요일에 퇴근후 총알처럼 달려가 상암으로 대전경기를 보러갔었더랍니다.
처음 서울/경기권으로 이사왔을때는 대전의 원정경기를 꼭 챙겨보리라 맘
을 먹었었지만 생각처럼 쉽지는 않더군요. 특히 평일 경기는 압박이 너무
심하고 주말엔 왜이리도 약속이 많은지. 그래도 지난 수원 원정도 그렇고
이번 상암 경기도 그렇고 보러간 경기마다 꼬박꼬박 좋은 결과가 있었답
니다. -_-v
대전은 3-4-3의 형태였습니다.
----공오균--루시아노--알리송-
주승진--강정훈--임영주--장철우
----장현규--박철--신상우----
이었습니다. 후반에도 공오균->애니키, 알리송->한정국, 박철->플라마외
에는 특별한 전술상에 변화는 가지지 않았습니다. (한정국 선수는 이기는
상황에서 들어와서 미드나 수비에 중점을 두기는 했습니다.)
기본적으로 대전이 상대팀을 농락했던 경기였습니다. 특히 미들에서 적극
적인 압박과 짧은 패스에 이은 롱 패스로 경기를 참 쉽게 풀어갔습니다.
즉 공격시, 상대 수비가 다가오면 숏패스로 벗겨내고, 다시 붙으면 또 벗겨
내고 하다가 상대 수비 뒷공간으로 찔러주면 공오균/알리송이 질풍같이 달
려들어서 공을 따내며 상대 수비를 위협했습니다.
상당히 정석적인 경기 운영 방식인데 상대팀이 미들에서 효과적으로 대처를
못했습니다. 일단 조직적인 압박이 약했고, 수비수들이 육체적으로 달라붙
어서 방어하는 형태를 띄었씁니만, 대전 선수들의 키핑력이 돋보일정도로 공
을 잘 간수하거나 잘 내어주었습니다.
특히 루시아노 선수의 파워와 키핑력이 돋보였습니다. 두명 세명 사이로 공
을 몸으로 지키면서 밀고 들어가더군요. 박동석-쏘우자-김치곤 의 스리백이
었는데 알리송의 스피드/루시아노의 파워에 부담을 많이 가졌던것 같습니다.
사실 박동석선수의 선방이 아니면 전반에만 두,세골 들어갔을 정도로 대전의
공격이 높았습니다. 피지컬에서는 확실히 대전이 밀렸음에도 정말 영리하게
플레이를 했고, 끌어올린 수비라인은 상대공격을 미리미리 커트해서 상대에게
기회를 별로 주지 않았습니다. 알리송의 골대 맞춘 슈팅도 진짜 아까웠지요.
그러다가 후반 장현규 선수의 결승골이 들어갑니다. 올해 대전에서 데뷔전도
봐줬었는데 데뷔골도 보게 되네요. 나중에 큰 선수 되면 기억해줘야지. 하하.
주승진 선수의 돌파에 이은 프리킥이었는데 키가큰 장현규의 비껴맞는 헤딩슛
이 그물안으로 들어갑니다.
전반 중반까지 밀어붙이던 대전은 확실히 오버페이스한 감이 조금 있었고, 이
후 비등비등을 거쳐 마지막엔 수비 모드로 나가게 됩니다. 사실 교체로 들어
온 애니키와 한정국은 공격에서는 그다지 큰 활약을 하지는 못했습니다.
저쪽의 교체는 히카르도->정조국, 왕정현->박요셉, 이정열->이준영이었던것 같
습니다. 이준영의 윙백 다들 욕을 많이 하시지만, 사실 전 그닥 부정적으로 보
고 있지만은 않습니다. 4-4-2에서의 풀백도 아니고 3-5-2에서의 윙백이고, 수비
보다는 '윙'의 역할이 더 큰 위치였습니다. (반대편은 최원권입니다.) 워낙 빠
른 선수다 보니까 사실 위협적이었습니다. 이 팀의 포워드 라인이 3-4-3식의 윙
어를 두는 스리탑이 아닌 투탑 + 프리맨의 형태이기 때문에 적성에 크게 어긋나
지는 않을 꺼라 봅니다.
김은중의 헤딩력과 위치선정력은 여전했습니다만 별로 빛을 발하지 못했고, 정
조국도 위협적이었습니다. 히카르도보다 훨씬 낫더구만. 글구 그 일명 헛다리짚
기 페인팅에 대전 수비가 한두번 당했습니다만, 제가보기엔 수비수가 집중하면
속지 않을 수 있을것 같습니다. 사실 성급하게 나서기 보다는 마지막 까지 지켜
보면 되는 거거든요. 남발하기 보다는 결정적인 순간에 한번, 그리고 그보다는
한발 빠른 슈팅이 더 좋을것 같습니다.
대전 이야기를 다시 더 하자면 주승진/장철우의 양쪽 윙백들은 정말 사랑스럽습
니다. 리그에서 만큼은 송종국/이영표가 절대 안부럽습니다. 장철우 선수 나이가
들어서 스피드가 죽었다는 느낌이 좀 있지만 노련하게 상대 공격수를 막아냅니다.
미리 끊어주는 거죠. 글구 후반 시작할때 선수들 모여있을때 보니, 루시아노에게
상대 수비를 등지고 돌아서는 법을 강의하고 있더라고요. 말이 통하나! oO
신상우 선수 경기는 저로선 참 오랜만에 봤습니다. 상무 가기 전의 기량이 빨리
회복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히딩크 1기에 잠깐 뽑힐 무렵!) 의가사제대 사유가
무릎이었던가 허리였던가 했을 겁니다.
저의 상암에 대한 기억은 FA컵 우승하던 당시의 준결승/결승 경기로 부터 시작
됩니다. 매경기 한골씩 넣어서 팀을 우승시켰던 김은중의 모습. 결승에서 상대
공격수랑 충돌해서 앰블런스에 실려갔던 최은성, 그 뒤를 막던 이승준. 처음해
본 우승에 왠지 멋적어 하던 선수들.. 아직도 생생하네요.
상암구장에서는 장내 아나운서 분들이 애쓰시던데 나름대로 나쁘진 않은것 같습
니다. 단, 한 15분쯤 남기고 홈팀 응원시간을 시작시켰는데, 순간 퍼플들이 우
르르 일어나서 상대 관중들의 소리가 들어올 여지를 안남기고 큰소리로 서포팅
을 시작했던 순간이 하일라이트였죠!
관중으로 말하자면 많지는 않았고, (시작 10분전 까지는 1000명정도 였습니다. 이
후엔 조금 들어오시던데) 나름대로 구장을 사용하고 있는 팀을 홈으로 응원할까
하는 마음을 가지신 분들인것 같았습니다. 94,5년도의 동대문이나 목동처럼 아무
팀이나 찬스면 환호하던 모습은 아니었거든요. 하지만 팀에대한 충성도가 있는
것은 아닌걸로 보였습니다. 글쎄요, 없어지려고 하는 팀을 발로 뛰어다니면서 우
리힘으로 살려낸 사람들과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서 팀이 떨어진 사람들에 비하면
이 정도도 양호한 거죠.
상암에 대한 한가지 커멘트 더는. 상암은 구장들중 적자를 보지 않는 곳으로 여
러가지 다양한 용도 - 인라인 스케이트, 하늘 공원, CGV 영화관, 카르푸 등등으
로 참 잘 사용되고 있습니다. 모범적인 경우죠. 저도 자주 놀러갑니다. 근데 문
제는 정작 축구를 하는날에 축구에 대한 집중이 힘듭니다. 일단 처음에 저는 매
표소를 찾는데 한 참 걸렸습니다. 입장/퇴장의 동선도 알기 힘들고요. 이래서야
이 구장에 걸린 저주가 풀릴일이 없겠죠.
몰디브전은 인천이나 대구에서 하길 바랍니다.
@ 누군가 질렀던 소리.
"... 치곤아 파마머리 안어울려 빨리 풀어."
"원권아 너도야!"
-300
# by | 2004/10/17 20:02 | 창작과 비평 | 트랙백(1)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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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블로거의 새로운 면을 만나면 이렇게 반갑군요.
한 사람이 자신의 생각을 인터넷에 올릴 때 여러가지 채널을 가지고 있죠. 지난 주에 다시쓰는 현대시라는 글(오늘 링크를 확인하러 갔더니 댓글과 트랙백때문에 스크롤의 압박이 더 늘었군요)을 보고 RSS 리더에 등록해 놓았는데, 오늘 보니 [리뷰] 10월 16일 대.....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