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아르헨전 리뷰


며칠지난다음 리뷰.



(1) 감독에 관해서

종합적으로 평가하자면 허정무 감독이 그렇게 나쁜 감독은 아니다. 포항 감독으로 데뷔한 이후 계속, 전세대 감독들(김정남, 박종환, ...)에 비해 선진적인 전술 도입이라던가 선수 발굴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해 왔다. 허카우터라는 별명도 괞히 생긴 것은 아니다.

이번 대회 한정으로만 이야기 해 봐도, 일단 예선에서 이란/사우디/북한/UAE 과 같은 조에서 무패 조1위를 기록한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리고 23인 스쿼드를 구성하는 과정까지도, 한두선수 호불호는 있을지언정 공감할수 있는 합리적인 선택으로 좋은 팀을 만들었다.

다만 큰경기에서 순간적인 대응 능력에 약한 모습이 들어났다. 경기가 잘 안풀릴때 선수 교체를 통해 풀어가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것이다. 평가전에서는 이렇게 까지 나쁘지 않았는데 월드텁 본선은 허정무 감독으로서도 첫 경험이다. 선수 교체 타이밍에 지금 현재의 발란스가 무너지지는 않을지 걱정하여, 교체를 제때 해주지 못하는 느낌이 들었다.좀더 비주전 선수들을 믿어 줬으면 좋겠다. 분명 주전과 비주전엔 실력차가 존재한다. 하지만 체력이 소모된 상태에서 투입된 교체멤버라면 분명 변화를 가져 올 수 있다. 

또한가지 아쉬운점은 언론 플레이다. 좀 더 세련되게 인터뷰를 해주지 못해서, 선수탓하는 감독 이미지를 본인이 만들어 버렸다. 이를테면 아르헨전 브리핑에서는 "불운으로 인해 이른 시간에 실점한것, 추격타이밍에 골을 결정짓지 못한것이 선수들을 오버페이스 하게 만들어서 후반 큰 점수차가 나고 말았다." 정도로만 이야기 하면 충분했다. 오범석에 관한 내용도 "오범석 선수와 차두리 선수는 각각 다른 장점이 있는 선수다. 아르헨 전에는 오범석 선수의 장점이 적합하다고 판단했으나 초반 실수로 인한 정신적인 부담감에 자기 모습을 다 보여주지 못했다." 라고 드라이 하게 받아쳐 줄 수 있었다. 실제로 아르헨 전에는 오범석이 더 나은 선택이라는 의견은 비단 허감독의 것 만은 아니었다.

(2) 아르헨전: 전술

기본적으로는 전술상의 패배였다. 하지만 운도 따르지 않았다. 수비적인 면에서는 박지성에게는 전방에서의 압박을 그리고 후방에서 메시가 공을 드리블할때는 두세명이 동시에 메시를 사로잡는 형태의 전술이 운영되었다. 그런데 1차전과 달리, 베론이 빠진 아르헨티나는 메시가 후방으로 자주 내려오는 형태로 운영하였고, 전방 돌진은 테베즈와 이과인의 몫이었다. 메시는 비교적 압박에서 자유로운 곳에서 공을 잡았으며, 한국의 수비진들은 앞으로 나서서 끊어야 할지 아니면 공간을 지키며 다른 공격수들을 마크해야 할지의 사이에서 허둥대는 모습을 보였다. 설상가상으로 미드에게 공격에 가담하는 디마리아에게 우리 우측은 완전히 털려 버렸다.

공수 전환의 경우, 테베즈를 위시한 알헨 공격진의 전방 압박을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짐승처럼 테베즈가 막무가내로 대쉬하는것 같지만, 사실은  수비수가 패스할 공간을 한군데 비어준다. 그리고 그 쪽으로 패스하면 기다리고 있던 아르헨 미드필더가 재빠르게 접근해서 가로채는 전술이었다. (이런식의 압박에서 차두리보다 오범석이 조금 더 잘 견디리라는 기대가 있었다.)

박지성의 경우에는 상대 볼란치들에게 묶여서 공격에서 역할을 거의 못해줬고, 결국 공격으로 나갈때 부정확한 롱볼 밖에는 수가 안보였고, 이는 결국 공격다운 공격 한번 못해보는 결과가 나버렸다.

그렇다고 아주 안좋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박주영의 첫 자살골은 운이 없었다. 그리고 이른 실점이 아니었다면 경기 양상은 달라졌을 것이다. 그리고 이청용의 만회골로 분위기를 가져오는데도 성공했다.

후반전의 선택은 동일한 포메이션이지만, 조금더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서는 것이었고, 김남일에게 경기조율과 역습 차단의 역할이 부여되었다. 그리고 약간 느슨해진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는데 성공한다. 염기훈의 미스와 뒤를 이은 이과인의 득점, 특히 이과인의 득점이 오프사이드였다는 걸 생각하면 더 아쉽다. 만약 그 골이 오프사이드 판정이 났다면, 오버페이스하고 있던 미드필드와 수비라인이 정신 차리고 한번 가다듬을 기회가 될 수도 있지 않았을까?

그리고 사실은 이 시점이 교체 타이밍이었다. 진짜로 공격을 하고 싶었으면 4-4-2로 가던지, 아니면 1골차 스코어에 만족하고 수비적으로 전향했었어야 했다. 전반적으로 선수들의 체력이 바닥나고 있었던 타이밍이기 때문이다. 이는 아르헨티나도 마찬가지였는데, 다만 아르헨티나의 공격진은 에너지를 모으고 있다가, 공이왔을때 폭발시킬수 있는 여유가 있었고, 우리 수비진은 공수에서 계속 에너지를 소모시켜야 한다는게 차이였다.

전술 변화 없는 이동국의 교체는 나이지리아전을 앞둔 선수 경기감각 익히기 외에는 의미가 없었다. (이동국의 실전 감각이 떨어져 있는게 조금 아쉽다.) 그리고 마지막 교체 카드를 안쓴것도 무척이나 아쉽다. 김보경 같은 선수에게 경험을 주면서, 박지성이나 이청용 같은 선수의 체력을 세이브하는것도 좋을뻔 했다.

요약하자면 뭔가를 해야할때 하지못하고, 어정쩡하게 나간게 가장큰 패인이고, 운이 안따른게 아쉬웠으며, 운이 안따랐을때 흐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게 큰 점수차 패의 원인이다.

이렇게 되짚어 봤을때 감독의 판단이 아쉽긴 하지만, 우리보다 더 나쁜 감독을 가진 팀들도 많고, 히딩크 같은 초특급 감독이 여러명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월드컵 본선을 경험한 감독들의 노하우가 전수되지 못고 있는게 아쉽다. 물론 선수들의 기량차를 인정하지 않으면 안된다. 특히 아르헨티나가 보여준 전방 압박에 이은 트랩 디팬스를 뚫어낼 기량과 경험이 부족했다. 대패가 아쉽지만 일단 인정하고 다음 경기를 잘 치뤄야 한다. 그리고 이런 경험에서 뭔가 배우고 그것이 전수될수 있었으면 한다.


(3) 아르헨전: 오범석, 염기훈, 기성용, 박주영

오범석은 장점이 많은 선수다. 리그에서나 예선전에서 보여주었던 좋은 모습들도 많다. 차두리의 경우에는 앞으로 달려드는 수비를 하기 때문에 개인기가 좋은 선수에게 한번에 벗겨지는 실수가 우려되었다. 또한 공격수가 압박해올경우, 패스를 제대로 못해줘서 상대공격수에게 짤리게 되면 이청용의 골을 역으로 우리가 당하기 쉽다. 이런 면들이 오범석을 차두리 대신 쓸것이라고 여러 전문가가 예상했던 이유다.

문제는 오범석의 약점은 주력과 몸싸움이다. 사실 이영표도 같은 약점을 공유한다. 이영표는 경험과 기량면에서 그것을 커버하지만, 오범석은 아직 월드 클래스에서는 모자란다는 것. 초반 몇차례 실수로 (특히 실점으로 이어진 파울) 본인이 긴장하고 얼어버렸고, 그것은 다시 실수로 이어지고, 다시또 얼어버리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후반에는 이렇게 얼어버리는 모습은 벗어났는데, 문제는 본인이 만회하기 위해 얼은 몸을 무리하게 움직이다보니 체력이 바닥나 버렸다. 후반 마지막 두골에서 못따라가는 모습은 이를 극명히 보여준다. 본인을 위해서라도 교체해주는게 좋았을법 했다. (특히나 교체카드가 한장 남았으니까. 좌동진 우영표도 나쁘진 않았을법 했다. 어차피 메시가 휘저으면 포메이션이 무용지물이 되어버렸으니)

염기훈은 열심히 움직여주었다. 1:1 찬스라곤 하지만 아주 쉬운 찬스는 아니었고, 염기훈이 잘 쇄도했기때문에 찬스를 만든 거라고 볼 수 있다. 그냥 스텝이 맞지 않았다. 감독이 공격진에 변화를 주지 않기로 선택한 이상, 염기훈은 그냥 필드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다.

기성용의 경우에는 그리스전보다 나아진 모습이었다.  다만 수비 임무에서 만족스럽지 못했고, 그래서 김남일과 교체되었다. 그래서 김남일이 선발이었고, 후반 찬스에서 몰아찰때 기성용을 공격형 자리에 투입하는게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박주영의 자책골은 불운이라고 말할 수 밖에는 없다. 그리스전에서도 그렇고 한국팀에서 가장 위협적인 선수는 박주영이었다. 게다가 만회골도 결국 박주영이 헤딩해줬기 때문에 이루어질수 있었다. 이청용 본인도 박주영이 헤딩할줄 알고 쇄도했다고 말했다. 그 몸싸움 안되던 선수가 팀전술상 인간 헤딩머신으로 진화해서 자신의 서전트점프 능력으로 공을 따내주고 있는 것이다.

이동국은 본인은 100%라고 하지만, 경기 감각이 떨어져 있는것 같아 아쉽다.

(4) 다음 경기 예상

인턴시작하는 바람에 다 경기는 라이브로 못본다. 애시당초 이번 조 편성에서 3승을 해도, 3패를 해도 이상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예상은 조심스럽다. 경우의 수 어쩌니 해도, 결국 두팀중 이긴 팀이 2라운드에 진출한다. 

4-4-2로 승부를 볼것 같다. 이동국-박주영에, 박지성-기성용-김정우-이청용, 이영표-조용형-이정수-차두리로 갈것이 거의 확실해 보인다. 허정무 감독이 깜작 엔트리를 즐기는 스타일은 아니다.

걱정이 되는건 주전들의 체력저하. 주전 거의 대부분이 지난 두경기 90분 가까이를 소화했다. 1차전에서 승기를 잡은 다음, 혹은 2차전에서 패배가 확정된 선수들을 교체시켜 주전들의 체력을 보전하고, 교체멤버들의 경기 감각을 확보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아프리카 팀을 상대로 나쁘지 않은 전적을 가진게 위안. 물론 1진과 작심하고 붙어서 이긴적은 별로 없지만. 

희망적으로 생각하여 2-0이나 2-1 정도의 승리를 기대한다. 나이지리아가 공격이 강하지만, 아르헨과 같은 고급 전방 압박을 보여줄것 같지는 않고, 개인기 위주의 공격만이라면 충분히 극복할수 있기 때문이다.  
 
(5) 기타

4년에 한번씩 축구보는 일에 특히 반감은 없다. 월드컵을 즐기기 위해서는 굳이 리그팬이 아니어도 상관 없다. 단지 축구 한번 보고, 옆사람들이랑 떠들고, 예쁜 아가씨들 만나는 일도 월드컵의 일부이다. 다만 이 축제를 누가 즐기게 해줬는지는 생각해 주길 바란다.
 
허정무 감독과 지금 이 선수들이 아니었다면, 지금쯤 중국친구들과 티비앞에 앉아서 이란의 네쿠남 선수를 허망하게 찬양거나 비웃고 있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by hongsup | 2010/06/20 13:20 | 창작과 비평 | 트랙백 | 덧글(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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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사발대사 at 2010/06/20 13:34
드물게 균형잡힌 리뷰네요. 이오공감에 추천해도 될까요?
Commented by hongsup at 2010/06/20 13:35
추천해주시면 감사지요.
Commented by Anonymous at 2010/06/20 14:54
들어났다 -> 드러났다 입니다.
허정무는 일단 입단속을 좀 해야 할 텐데 이제 와서 그런 게 될 리도 없구요...
Commented by ... at 2010/06/20 16:07
좋은 글 잘 봤습니다. 뭐가 문제인지 제대로 지적도 안 하고 무턱대고 까는 글보다는 이런 차분한 글이 훨씬 보기 좋네요.
Commented by Freely at 2010/06/20 16:14
고도 차이의 문제도 있습니다. 고지대를 경험한 아르헨티나와 올라가서 치뤄야하는 한국 대표팀으로선 적응 문제도 있었다고 봅니다.
Commented by 희야♡ at 2010/06/20 16:22
좋은 리뷰 잘 읽었습니다.
Commented by at 2010/06/20 16:34
히딩크형이 평가를 했던데요.

그 평가가 가장 완벽해 보입니다.
Commented by DreamersFleet at 2010/06/20 16:46
정신력을 강조않을 수가 없는 게임이었다고 밖에는,
이번에 다른 조에도 강팀:약팀 조합이 많았고 심지어 북한:브라질도 결과는 대등했었다능...
근데 한국만 개떡같이 당한데는 정신력의 문제 밖에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네요.
Commented by 정신력! at 2010/06/20 17:07
저... 정신력!

Wi... Willpower!

精... 精神力!

Wi... Willenskraft!

си... сила воли!
Commented by .... at 2010/06/20 16:47
다만 이 축제를 누가 즐기게 해줬는지는 생각해 주길 바란다.->국민들이 세금 꼴아박아서 즐기게 된 거지요. 한국 축구계가 누리는 것이 축구팬들이나 관계자들의 힘으로 얻은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오직 국위 선양을 기치로 다른 나라들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지원을 받아와는데..
Commented by nibs17 at 2010/06/20 18:52
20세기 말엽에 유행했던 세금드립이 요기잉네...
Commented by at 2010/06/20 22:08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몽골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지원을 받긴 하네요.
Commented by 세금드립 at 2010/06/20 17:08
또 나오는구나~ 푸훗~
이봐요. 축구협회 예산에서 세금 들어가는 액수는 야구나 농구, 핸드볼보다도 적은
6억원 남짓이에요.
나머지는 다 나이키, kT,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E1, 교보생명, 다음 등에서
스폰서 받은거랑 중계권료 등으로 돈 벌어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거라고요!!!!!
알지도 못하면서 허구한날 지랄이야.
Commented by 지나가던축구팬 at 2010/06/20 17:09
"상상도 할 수 없는 지원" 이라는 단어 선택에서 댓글 쓴 분의 축구에 대한 무지함이 드러나는군요.
축협 예산표 한번 찾아보고 오시길 바랍니다.
Commented by 글구 at 2010/06/20 17:12
다른 나라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지원?
웃기고 자빠졌네.
당장 일본만 해도 한국보다 3배 가까이 돈 더 쓰는데.
한국이 축구에다 돈 쓰는건 아시아에서도 그리 높은 수준은 아닌데.
하다못해 클럽 등까지 합치면 중국보다도 적게 쓰는데.
또 중동보다는 많이 쓰는줄 아나?
사우디, 카타르, 아랍에미리츠, 바레인, 쿠웨이트, 우즈백같은 나라들이
얼마나 오일머니 같다 퍼붓는지는 알아요?
Commented by hongsup at 2010/06/20 17:16
DreamersFleet// 정신력문제는 동의합니다만, 정신력이란게 좁은 의미로 체력이 고갈되도록 그냥 막무가내로 뛴다는 뜻은 아닙니다. 어려운 상황에 닥쳤을때, 자신을 잃지 않고 자기 플레이를 할수 있는가. 분위기를 타고 있을때 냉정하게 판단하고, 주위를 살필수 있는가. 상대에게 주눅들지 않고 원래 모습을 보일수 있는가? 이런 모든 것들이 전부 정신력의 범주에 포함됩니다.

흠// 제가 히딩크 보다 전문적이지는 못하겠지요. 다만 여러가지 의견이 있을수는 있는거고, 일본식으로 사생결단 수비로 나가서 0-1이나 0-2의 결과를 낼 수도 있었습니다. 선택은 감독이 하는거고 팬은 그냥 이야기만 하는거죠.

... // 액수에 대한 이야기는 일단 넘어가도록 하고요. 축협에서 아무리 돈을 많이 쓴다고 월드컵 예선이 그냥 통과되지는 않습니다. (일단 그 예산이 전부 A팀에 사용되는건 아니고요.) 사우디 왕가의 오일머니나, 중국의 자금력이 설마 KFA만 못하겠습니까?



Commented by hongsup at 2010/06/20 17:22
아, 그리고 선수들 연봉은 소속팀에서 받습니다. 부상당해도 국가에서 뭐 해주는거 없습니다. 단, 상무 소속 김정우는 국민 세금으로 국가에서 연봉을 받고 있으므로 (심지어 숙식도 제공함), 가루가 되도록 까셔도 됩니다.
Commented by 안티사커 at 2010/06/20 17:27
댓글 다신 분들 이야기 들어보면 티비에서 엄청 떠들고 중계 방송에 거의 일조의 오더로 돈을 쏟아 부어도 정작 선수들한테 가는 건 얼마 없는 듯. 그런면에서 정신력 운운하는게 ㅈ ㅗㅅ 웃기긴 하네요. 에혀. 국대 얘들한테 중계권료의 5%로만 떼서 인센티브로 줬더라도 길거리 응원 비용에도 마찬가지고 저렇게 개 깨지지는 않았을 텐데
Commented by 움냐까꿍 at 2010/06/20 17:30
솔직한 이야기가 필요합니다.
1) 그냥 까는 것 좋아하는 인간들 - 무슨 종목이든 비기거나 지면 누군가를 까는 맛에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누군가 희생양을 찾아야 하는 사람들, 자기의 스트레스를 풀 대상을 찾아야 하는 인간들, 누군가를 까면 뭔가 있어보이는줄 아는 사람들.
2) 국내파 감독을 믿지 못하는 습성 - 국내파 감독에 대한 역차별, 역편견이 존재하죠. 국내파 감독은 무조건 무능하고, 인맥에 휘둘린다고 생각하죠. 모든 부패는 감시와 견제가 없는 곳에 찾아오는 것이건만, 오늘날처럼 감시의 눈초리가 거센 한국축구계가 선수선발을 그렇게 허투루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건지...
오범석 선수 월드컵 아시아예선에서 잘 했고, 여러 대표팀 경기에 좋은 모습 보여줬습니다. 그리스 나이지리아 전에서 차두리를, 아르헨티나 전에서 오범석을 기용하는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예고되어 왔던 것입니다. 어디서 주워들은건 있어갖고, 그걸 인맥기용이니 뭐니 하는건 정말 역겹더군요.
Commented by 근데 at 2010/06/20 17:55
국내파 감독의 문제는요..
선수들이 얼어붙을 때 이걸 다잡지 못하는게 외국 감독과는 너무 달라요.
오히려 자기가 더 얼어붙기도 하고(90 이회택, 94 김호, 98 차범근 다 이랬죠)

이번 아르헨티나전에서 허정무 감독은 그나마 계속 선수들 독려하는거 보니
자기가 얼어붙은거 같진 않은데
선수들이 허둥될 때 선수 교체든 주장에게 지시를 하든 어떤 조치를 취해서
흔들리는걸 다독여야 하는데 그걸 실패했다는거죠.

솔직히 96 올림픽 비쇼베츠, 02 히딩크, 06 아드보가 한국을 이끌 때는 선수들이
이렇게 허둥지둥하지도 않고 설혹 위기나 얼어붙는 일이 생길 때도 금방
평정을 찾았거든요.

그래서 저는 솔직히 한국은 아직 월드컵과 같은 메이저에서 국내 감독은 멀었다는
생각이 자꾸 드네요.

타고난 전술분석력으로 정평이 난 박성화 감독도 08 베이징에서 얼어붙은 면이 있었고
또 결국 실패했고
이제 세계에 도전장을 내밀만한 전술가라면 김학범 감독정도밖에 안남았잖아요.
하지만 김학범감독도 포항을 아시아 챔피언으로 이끈 파리아스감독이나 다른 외국의
명장들과 비교하면 좀 더 실력을 쌓아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가 세계 무대에서 더 높은 곳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요.
Commented by hongsup at 2010/06/20 18:20
많은 부분 동의합니다. 박지성, 안정환 선수는 세번째 월드컵이지만, 본문에도 썼지만 허정무 감독은 감독으로서 첫번째 월드컵 출전이지요. 86이후로 연속 본선진출을 하고도 그 노하우가 전수가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외국 감독에게 배우건, 전임자의 실패에서 배우건, 배움을 이어가는 면이 부족하지 않나 합니다.

실패이후 감독 물어뜯기는 이런 현상을 더 악화시킨다고 생각합니다. 패장이라고 낙인찍고 스트레스 풀기보다는, 국대 후보급 감독들과 워크샵이라도 가지고 전술 토론같으거나 했으면 좋겠네요. (물론 비공개로)
Commented by nibs17 at 2010/06/20 18:57
하지만, 최근에는 조금 덜해졌습니다만, 소위 말하는 국대 후보급(...인지 아닌지도 좀 애매한 분들도 많이 끼어있습니다만) 감독들의 경우 현 감독들을 의도적으로 까는 경우가 워낙에 많았던 것이 걸리는군요. 현 감독을 까는 것으로 자신의 이름을 알리려는 사람들을 모아놓고 비공개로 워크샵을 한들, 그 내용이 어떤 의도성을 띈 채로 흘러나오는 것을 막을 방법도 없을것 같고 딱히 뭔가 도움될만한 이야기가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
Commented by hongsup at 2010/06/20 19:06
그런 이유로 노하우를 전수 못한다면, 그것도 우리 한계인 거죠. 실수하면 선수 홈피 신상터는 관객들이 선수들에게 편안하게 자기기량을 발휘못할 압력으로 작용하는것과 마찬가지로요. (물론 총,칼로 위협하는 나라들보다야 선진국.. )
Commented by 희야♡ at 2010/06/20 19:17
고작 올해 9백억 쓰는 KFA가 상상할 수 없는 지원이라니... 웃죠..
The FA가 2007년 수입이 4천5백억인데요..ㅎㅎㅎ;;;

올해는 더 많을테고..
그리고 유럽쪽은 협회예산만 봐도 안되죠. 리그 사무국 예산도 봐야하는데 말이죠..
(분데스리가 08~09시즌 총 수입 18억8천만달러, EPL 28d억 7천만 달러..유럽 총 규모 189억 달러)

우리나라는? 프로구단 예산, 협회예산, 프로연맹 예산 다 합쳐봐야 3천억도 안되죠..ㅎㅎ

ps.EPL의 10~11 시즌 예상 수익은 30억 달러라고 하는군요...ㅎㅎㅎ
Commented by 01410 at 2010/06/20 19:24
교체를 못해준다기보다는, 그냥 정신줄 놓고 있다가 아차 싶어서 교체를 늦게 하는 것처럼 생각되더군요. 어느 경기인진 까먹었는데 몇 개월 전에도 그런 적이 두어 번 있지 않았던가요.
Commented by 글쎄 at 2010/06/20 19:38
오카다 전술을 보니 허정무의 한계가 드러나더군요.
히딩크 평가가 정확하죠
Commented by 세월강 at 2010/06/20 22:54
좋은 글 잘봤습니다
하지만 허정무 감독에 대해서는 확실히 좋은 평가는 못해주겠네요
리그에서 감독을 할때도 딱히 좋은 성적을 내는 감독은 아니였지요
저도 축제를 조금 더 즐기고 싶습니다
Commented by hongsup at 2010/06/21 04:53
예, 그 경기에서 허정무 감독의 전술적 실책, 그리고 실책을 극복할수 있는 변화의 부재는 부정하기 힘들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Aleks at 2010/06/21 12:47
아르헨전 리뷰 중에 가장 합리적인 관점에서 쓰여진 것 같네요:)
잘보고 갑니다. ㅎ
Commented by blue at 2010/06/21 14:15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Commented by 행복위젯애드젯 at 2010/06/22 18:44
그런데 1차전과 달리, 베론이 빠진 아르헨티나는 메시가 후방으로 자주 내려오는 형태로 운영하였고, 전방 돌진은 테베즈와 이과인의 몫이었다. 메시는 비교적 압박에서 자유로운 곳에서 공을 잡았으며, 한국의 수비진들은 앞으로 나서서 끊어야 할지 아니면 공간을 지키며 다른 공격수들을 마크해야 할지의 사이에서 허둥대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사실은 이 시점이 교체 타이밍이었다. 진짜로 공격을 하고 싶었으면 4-4-2로 가던지, 아니면 1골차 스코어에 만족하고 수비적으로 전향했었어야 했다. 전반적으로 선수들의 체력이 바닥나고 있었던 타이밍이기 때문이다. 이는 아르헨티나도 마찬가지였는데, 다만 아르헨티나의 공격진은 에너지를 모으고 있다가, 공이왔을때 폭발시킬수 있는 여유가 있었고, 우리 수비진은 공수에서 계속 에너지를 소모시켜야 한다는게 차이였다.


분석하신거 다 너무 좋은것같은데 특히 저 두부분이 재대로 짚으신것같습니다. 간만에 재대로된 분석글보는것같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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