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전 리뷰



오랜만에 이겨서 참 기분이 좋습니다. 아무리 홈 이라지만 상대는 유럽의
독일이었고 A 경기에서는 한번도 이겨본 경험도 없는 팀이었으니까요. 토
토는 지는 데에 걸었었는데도, 무언가 굉장한 보너스를 얻은 기분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분명이 엄청 밀리는 했습니다. 이 한경기의 승패만 놓고
2006년 월드컵을 이야기 하는 것은 오바가 분명합니다. 다만 그동안 부진
했던 선수들이 제몫을 다해 주었다는 데에서, 그리고 젊은 선수들에게 자
신감을 주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경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먼저 미드필드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볼점유율 75:25. 7:3보다 더
한 점유율을 내주었습니다. 한국 국가대표 축구팀이 가장 좋았던 2002년
대표팀이 추구한 방향과는 자뭇 반대되는 방향으로 경기가 진행되었습니다.
해설석의 홍명보 선수도 이를 지적했지만, 수비에서 걷어내고 미드에서 다
시 커트당하는 의미없는 플레이가 이를 자초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일단 심리적인 요인을 지적 안할 수 없습니다. 미드필더에 김두현 선수가
빠졌다고는 했지만, 김두현이 빠지기 전에도 미드필드들이 좀 소심하게
플레이를 했습니다. 윙백들은 풀백의 역활을 하고 있었고, 김상식또한
수비형. 가끔 수비에 가담하는 FW들을 빼고라도 6명이상은 항상 수비에 임
무를 다하고 있었습니다.

반면 수비는 너무 깊었고 물러나는 방향으로만 수비를 했습니다. 독일의
미드필더들은 거칠게 돌파할때면 거친 돌파, 원터치 2:1 패스를 통해서
수비진영을 너무나 쉽게 돌파해 들어갔습니다. 혼전상황에서 툭툭 건드리
는 공이 독일선수들에게로만 굴러갈 때는 너무나 아쉽더군요. 그럼에도
하프라인이하에서 만큼은 젖혀지면 달려들고 젖혀지면 달려드는 운동량으로
상대의 공격을 막을 수 있었다고 판단됩니다.

이러한 비효율은 앞으로 수비와 미드필드간의 긴밀한 연계플레이를 다저나
감으로서 개선되어야 합니다. 오늘 경기에서처럼 공 중심에서는 선수들이
두명 세명씩 달려들어도 전체적으로 움직이는 선수들이 효율적이지 못해서는
결국 세/네 게임을 하여야 하는 토너먼트에서 살아남을 수 없을 것입니다.

오늘 역습으로 독일을 잡은것은 물론 굉장한 일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우리
의 완성된 모습이 절대 아닙니다. 우리는 몰아붙일 타이밍에서는 몰아 붙일
수 있는 능력을 함께 가진 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능력을 개발해 줄 수
있는 감독 바랬기에 외국인 감독의 선임을 요구했던 것입니다.

강팀을 상대로 방어하다가도 대등하게 나설수 있는 능력. 이런 능력은 저절
로 생성되지 않습니다. 강팀과의 경기 그것도 웬만하면 원정을 가서 붙어보
고 깨져봐야 길러지는 거라는걸.. 2002년에 배우지 않았습니까? 물론 현재
월드컵 예선이 발등의 불인것이 사실이지만, 그 이후를 미리 내다보고 미리
미리 내년의 원정계획을 세우고 프로구단과 합의를 해 두어야 할 것입니다.


선수들에 대한 평을 조금만 해보면. 먼저 오늘의 수훈 선수로는 김상식 선
수를 뽑겠습니다. 오랜만에 국대에서 "미드필더"로 뛰면서 리그에서 보여
주었던 강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상당히 넓은 범위를 뛰어다니면서 상
대 공격을 제때 끊어 주었습니다. 오늘은 옐로카드 한장만 봉인해제 시켰을
뿐!

이운재 선수이야기를 할 때면 난 항상 그의 경희대 시절을 이야기 합니다.
MBC에서 중계한 대학선수권 경기였는데, 경희대의 4강과 결승 경기를 보았
었습니다. 두경기 다 경희대는 경기를 승부차기로 가져가서 이운재의 손에
맞기더군요. 그래서 우승했습니다. 홍명보 선수도 해설도중에 언급했지만,
이운재의 가장 큰 장점은 안정된 캐치나 수비리딩보다는 PK 세이브입니다.
오늘도 발락에게 오른쪽으로 속아주는 척 하면서 왼쪽으로 차게 유도하는
동작으로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그리고 이동국. 오늘 정말 120% 컨디션을 보여주었습니다. 수비 가담에도
적극이었고. 그리고 역습에서 트래핑후 패스. K리그에서 좋은 모습 보여주
던 바로 그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두번째 골 터닝슛도 멋있었지만 첫번째
골을 만든, 열심히 달려들어가서 크로스 올린 모습이 더 멋졌다고 생각합
니다.

김동진. 이영표와 김동진이 모두 왼쪽인게 아쉽습니다. 오른쪽의 송종국이
최근 부진하고 있으니까요. 오늘 첫 골은 매우 어려운 슈팅이었습니다.
떨어지는 골을 바로 발리로 때렸죠. 공격의 가담의 회수가 적었다는게 아
쉽긴 하지만, 공격에 가담했을 때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중앙미들의 김두현과 김정우. 독일에게 미들을 내준 책임이 있긴 하지만
위에서 말했듯 멤버의 문제는 아니었고, 강팀을 상대하다 보니 선수 전
원이 아래로 내려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다만 역습할때는 조
금더 가담해주고, 상대의 압박에 당황하지 않고 패스로 풀어주는 모습이
아쉬웠습니다.

김동현은 몸으로 상대 수비와 비벼준 공로가 있습니다. 윙포워드의 스피
드가 아니기 때문에 효용성을 떨어졌습니다. 반면 남궁도 선수는 자신의
스피드를 살려가며 좋은 활약을 했습니다. 리그에서도 빨리 원래 좋았던
모습을 되찾았으면 합니다.

차두리는... 남자가 되었더군요.. 이게 아니라 많이 컸더군요. 상대 윙백
을 관광시키는 스피드와 잘 안넘어지는 몸빵이 우리 역습의 핵이었습니다.
다소 투박했던 볼컨트롤도 많이 안정화 되었었습니다.

수비는 약간 불만이 있긴 하지만, 박재홍-박동혁-김진규는 전부 현재 자기가
할 수 있는 만큼은 다 해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순간 동작이 늦어서 상대
공격을 커트하기 힘들었지만 두려워 하지 않고 몸으로 부딪혀 준데 점수를
주겠습니다.

수비 -> 미드 -> 공격으로의 연결이 매끄럽지 못했다는 사실은 위에서 언급
했습니다. 독일 선수들의 공격진영 부터의 강력한 압박, 그리고 솔직히 조
금 떨어지는 수비수들의 개인기가 한몫을 했습니다. 벗어나는 방법은 팀플
레이 밖에 없습니다. 수비수가 공을 빼았았을때, 아군 미드필드의 위치를
눈으로 두리번 거려 찾지 않더라도 패스할 공간의 약속이 되어 있어야 합
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일단 이긴날 리뷰를 쓰는건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습
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 최근 역습을 몸으로 보여준 샤아 오만과 베트남에게 공을 돌립니다.


by hongsup | 2004/12/19 23:24 | 창작과 비평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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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seefall at 2004/12/20 02:56
오늘 축구 너무 멋졌습니다.....
월드컵때로 되돌아온듯한 느낌.....
리뷰(?) 좋네요~~ㅋㅋ
Commented by 까날 at 2004/12/20 03:28
크리스마스까지 쉬는거야?
Commented by 키엘 at 2004/12/20 09:40
오...멋진 리뷰 잘 읽었습니다. 어제 피치 못할 사정으로 경기를 못 봐서 내용이 많이 궁금했거든요. 이겨서 좋습니다만 功過가 많은 경기였군요.(그래도 이겨서 매우 좋아라함;)
Commented by 윤정아빠 at 2004/12/20 09:52
승리후의 리뷰는 역시 즐겁군요. 나중에 사월에 이동국의 평이 어떤지 기대됩니다^^
Commented by 로무 at 2004/12/20 11:27
^^
Commented by 윤정아빠 at 2004/12/28 13:28
hongsup님이 사월 필진이 되셨군요. 좋은 글 기대하겠습니다.^^
Commented by hongsup at 2004/12/28 17:15
윤정아빠//
... 사실 좀 부담되긴 합니다만 일단 열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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