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 멍청한 백인들



원제는 Stupid white men .. and other sorry excuese for the state of the nation.



로저와 나, 볼링포 컬럼바인, 화씨 911로 유명한 이번에 칸에서 수상한 바로 그 감독,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Shame on Bush!를 외쳤던 바로 그 감독이 쓴 책이다.

작가는 미국의 문제의 원인을 세단어로 압축한다. Stupid, White, Men. 작가는 물론 공화당과 기업가 중심의 그 미국의 '보수 집단'에 대한 강력한 반감을 가지고 있으며 그들에 대한 비판과 비난을 가차없이 휘두른다. 그렇지만 그와 함께 미국이라는 나라가 보여주고 있는 여러가지 모순들과 문제점들을 그냥 넘어가지 않고 짚고 넘어가고
있으며 그 원인을 분석해 주고 있다.

먼저 부시와 공화당 문제부터. 4년쯤 전에 내가 미국의 조그만 도시에 머무는 동안 일어났던 사태가 결국 세계의 갈림길중 하나였다. (아닐지도 모른다. 민주나 공화나, 대놓고 나쁜 놈이나 뒷구멍 까는 놈이나.) 그날 저녁 나는 모텔에서 졸린 눈으로 TV 를 보면서 "Bush Wins"를 보고 TV를 껐다. (Fox였다. 젠장) 다음날 아침 일어나서 여전히 표를 세고 있는 놈들을 보고 난 예지몽을 꾼건줄 알았다.

난 사실 단순히 그냥 플로리다에서 부시가 이기는 바람에 총 득표수가 이기고도 선거 인단 수를 많이 얻어서 대통령이된 웃기는 경우인 줄 알았다. 근데 그렇게 간단한건 또 아니었다. 어떤 표를 유효표로 세는가의 문제, 이를테면 마감일이 지나서 들어온 부재자 투표라던지 하는 것들의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이루어진 표의 '재검표'는대법원에 의해서 중지 당했다. 오차의 범위안에 분명히 있었고, 제대로 세어보면 분명 부시가 졌을 것을.

그리고 그 밖에도 플로리다에서는 전과자의 이름을 선거인 명부에서 삭제함으로서 효율적으로 흑인 유권자들을 제고했고 이 과정에서 실제로 투표권에 영향을 받지 않아야될 경범자, 그리고 비 전과자들까지 빠졌다던지 하는 이야기도 들어있다.

지금 세상 돌아가는걸 보면 정말 기가 찰 노릇이다.

그리고 지금 내각에 앉아있는 사람들, 딕체니 부통령(실제 대통령), 럼스펠드 국방장, 존 애쉬크로프트 법무장관, 말고도 기타 다른 사람들에 대한 이력도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이를테면 기업세의 폐지를 주장하는 재무부 장관 폴 오니는 물론 회사 CEO 출신 이다.

유머러스하면서도 조롱과 경멸과 비난이 섞여있는 그의 어투는 책을 넘기는 재미를 준다. 그렇지만 단순히 미운놈들 싫다고 조롱만 하고 있지 않다. 백인 위주의 사회에 대한 저자의 관찰. 교육의 부실로 인해 무너지고 있는 사회. 그리고 남성 위주의 사회에 대해 많은 이야기, 그들이 무심코 외면하는 것들에 대한 진실을 이야기하고 그것을 직시 할 것을 요청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단순히 [역시 양키놈들은 안돼.] [니들이 별수 있냐. 쯧쯧.]하면서 좋아할게 아니다. 지금 마이클 무어가 이야기하고 있는 이 어두운 면이 우리나라에
그대로 재현되려고 하고 있다. 빈부의 격차, 공교육의 부실, 특정 계층으로의 부의 집중.. 읽으면서 가슴이 탁탁 막히는 기분이 든게 한두번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아직 학교에서 코카콜라를 팔면서 코카콜라의 날에 펩시콜라 T셔츠를 입고온 학생을 정학먹이는 정도는 아닐지 모른다. 그렇지만 공교육에 대한 문제점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우리도 저렇게 될 지도 모른다.

미국 민주당에 대한 비난도 참 가슴 아프다. 한국의 정치구조가 지금 미국의 형태로 되어 버리는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들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민주당은 기본적으로 공화당에 들어갈 만큼 뻔뻔하지 못한 나쁜 놈들이 있는 정당이라고 말하고 있다. 저자는 이렇게 까지 말한다. 두 당은 합당하고 이름은 '신민주공화당'이라고 정해라라고. 저 이름이 왜 우리에게 저렇게 낯익은가?

이 책은 9.11 이전에 쓰여지고, 공교롭게도 9.11 직후에 발간되었다. 그 분위기 속에서도 저자는 자기 비난의 강도를 조금도 낮추지 않았다. 그는 참 용감한 사람이다. 그의 용기가 [미국은 이런식으로 스스로의 치부를 들어내는 다양한 시선을 가진 사람들을 인정해 주기 때문에 강한것이다.] 따위로 폄하되는 꼴이 사실은 싫다. 그래서 칸에서 상받기 전까지 영화가 배급도 안된건가? 특히 저런 말이 신문에 나올때는. 우리나라의 독재시절에도 독재에 아니라고 말하던 용기 있는 사람들은 있었다. 다른건 미국처럼 그 말을 실어주던 신문이 없다는게 차이다.

나는 아직 우리나라를 믿고 싶다. 나이가 들어갈 수록 사회의 많은 모순이 점점더 나와 직접적인 관계를 맺고 있지만, 그래도 이민을 가버리겠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나름대로 나는 우리나라를 자랑스러워 한다. 국민들의 열기, 평등 의식, 교육열, 평화주의와 이상주의 모두 장점이 될수 있는 것들이라고 생각한다. 옛날에는 미국처럼 되는게 제일 잘사는 건줄 알았다. 그러나 어렸을 적에 눈가리개 한 말처럼 한쪽 방향만 보았던 미국의 모습에서 그 가리개를 조금 치워준것 같다. 정말로 어디로 가야할지,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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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ngsup | 2004/06/02 23:46 | 창작과 비평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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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mookie at 2004/06/03 00:38
볼링포컬럼바인DVD랑 바꿔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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